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은 27일 1조원 사회기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재판에서 변호인단을 통해 재산 출연 방법과 향후 일정을 소상히 밝혔다.
정 회장은 9월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한 뒤 11월까지 장ㆍ단기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서울 계동 사옥에 130평 규모의 사무국을 마련하고 직원 4명을 내정한 상태이다.
사회공헌위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7인의 위원으로 운영되며 현재 후보 48명을 대상으로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회공헌위가 구성되면 구체적 사업목표를 검토, 결정하고 출연 재산의 사용방법 등을 정해 11월까지 발표하게 된다.
정 회장은 1조원의 재산 출연에 대해 “주식시장과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7년 간에 걸쳐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이어 “사회공헌은 언젠가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기부행위가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순수한 행위임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현대차 비자금 수사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함께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보유 주식 전량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글로비스 보유 주식은 총 2,250만주(60%)로 당시 평가액은 약 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4만원대이던 주가가 이날 5만8,000원을 기록, 정 회장 부자의 주식평가액은 1조3,00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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