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노 박영성(17ㆍ포항예고2) “콩쿠르 위해 매일 포항~서울 KTX 강행군”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박영성군은 학원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번 콩쿠르를 통해 느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박군은 수상 소감을 묻자 “운이 많이 따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본선 연주 순서를 정할 때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3번을 뽑았어요. 또 이상하게 무대에서도 하나도 떨리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워낙 센 콩쿠르이고, 잘하는 참가자들이 많아 지방에서 온 제가 입상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어요.”
그는 콩쿠르 기간 동안 매일 집인 포항과 서울을 KTX로 오가는 강행군을 했다. “힘들긴 했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콩쿠르를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박군은 “계속 콩쿠르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사사 신민자)께 오버해서 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요. 테크닉도 아직 부족하구요.”
피아노는 일곱 살 때 막연히 그 소리가 좋아서 시작했다. 베토벤과 리스트,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좋아한다. 최근 들은 연주 중에는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입상한 임효선의 개성 넘치는 연주가 마음에 남는다고 한다. 박군은 “피아노 학원의 조규영, 이선영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은데 장학금을 주시는 등 여러모로 격려를 해주세요.”
■ 바이올린 김봄소리(18ㆍ서울예고3) “작곡가의 감성에 다가서려 노력했죠”
김봄소리양은 본선에서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러시아의 감성이 묻어나는 진짜 아름다운 곡이에요. 노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아합니다. 40분이 넘는 큰 곡이라 준비하면서 힘들긴 했죠. 연습을 많이 해도 완성도를 갖추기 어렵거든요. 그래도 작곡가의 감성에 다가가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긴장하지 않고 음악에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연주자 역시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 “기교적이면서도 가볍지 않고, 깊이가 있지만 자연스러운 음악이어서 좋아한다”며 닮고 싶다고 말했다.
일곱 살 때 부모님의 권유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함께 배우기 시작했지만, 바이올린의 흐느끼는 듯한 소리와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바이올린을 선택했다고 한다.
김양은 “가끔 무대에서 자제가 안될 때가 있어서 감정 컨트롤이 중요하다”며 웃었다. “선생님(사사 양성식)께서는 늘 ‘무대에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하세요. 그 말씀처럼 연습을 충실히 하려고 합니다.”
김양은 “방학 중에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양성식 선생님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감사한다는 말을 꼭 써달라”고 부탁했다.
■ 첼로 조윤경(18ㆍ서울예고3) “자신만의 해석으로 공감 주는 연주하고파”
첼로 공부를 위해 고향인 춘천을 떠나 6년 째 혼자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조윤경양은 “처음에는 부모님도 보고 싶고, 사춘기 때라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돼서 괜찮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조양은 “고교 시절 참가하는 마지막 콩쿠르였던 만큼 꼭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얻은 성과라 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예선 곡인 보케리니 소나타는 예쁘고 반짝이는 느낌인 데 비해 본선 과제곡인 드보르자크 협주곡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와도 같은 대곡이라 감정 전환이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본선 전날 연습하다 손가락이 부어올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부르는 걸로 연습을 대신했습니다. 하나님,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열심히 응원해준 남동생도 고마워요.”
첼로를 시작한 것은 8세 때. 음감이 뛰어나고 체격이 커서 첼로가 어울릴 것 같다는 피아노 선생님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조양은 “첼로는 사람의 목소리에 가까운 편안하고 감동적인 소리를 가진 악기”라면서 “할수록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로스트로포비치를 좋아하고, 6월 마스터 클래스에서 만난 지안 왕의 따뜻한 연주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는 조양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주는 연주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사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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