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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이 미술품 경매회사 직접 차렸다

입력
2007.08.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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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오른 미술품 경매 시장에 미술 작가들까지 직접 뛰어들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 미술작가 200여명과 컬렉터 100여명이 만든 미술품 경매회사 오픈옥션이 27일 오후 5시 서울 임페리얼호텔에서 주주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서울옥션과 K옥션이 양분해온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다음달 4일 첫 경매를 시작하는 D옥션과 함께 본격적인 다자 경쟁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300여명의 소액주주들이 200만원씩을 출자해 만든 오픈옥션은 주주 대부분이 노재순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 미협 회원들이다. 주요 참여작가로는 김흥수 김영재 정문규 정상화 유희영 구자승 민경갑 전뢰진씨 등 중견과 원로작가들이 망라됐다. 경매사는 서울 청담동 사거리에 들어서며, 첫 경매는 11월1일 실시된다.

정문규 ㈜오픈옥션설립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자문위원회 15명을 제외한 작가들은 전혀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미술의 활성화를 위해 해외 미술품은 취급하지 않고 국내 미술품 위주로 경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선 찬반양론이 교차하고 있다. 화랑가는 “작품활동에 매진해야 할 작가들까지 경매회사를 차려 미술품 유통질서를 교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랑의 역할은 작품 판매뿐 아니라 작가 지원 및 관리에도 있는데, 작가들이 과연 이 같은 역할까지 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거대화랑들이 운영하고 있는 기존 경매회사들이 소위 ‘작전’을 통해 작품가격을 쥐락펴락하는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낙관적 기대도 만만치 않다.

정 위원장은 “화랑들이 운영하는 기존 경매사들이 특정 작가와 화랑 전속작가 위주로 운영돼왔다”며 “오픈옥션은 신진부터 원로작가까지 모두 경매에 참여해 미술계 전반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열린 옥션’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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