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개각과 자민당 지도부 인사로 흔들리는 지도력 회복을 선언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퇴진 불가를 선언하며 재기의 칼을 갈아왔다. 그 회심의 무대가 당정쇄신 인사이다.
아베 총리는 ’인심일신‘(人心一新)의 인사를 통해 정권에 활기를 불어넣은 후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 위기를 극복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이 재미를 봤던 ‘깜짝 인사’를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자민당 소속 의원들도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행보는 극히 제한돼 있어 이 승부수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아베 총리의 지도자적 자질을 노골적으로 문제삼고 있는 자민당 내에서는 ‘거당일체 내각’ 요구가 거세다. 각 파벌의 지도자급 인사를 등용해 위기를 돌파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구태의연한 자민당 파벌정치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아베 총리가 흔쾌히 수용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고 아베 색깔이 물씬 풍기는 인사를 한다면 자민당내에 응축된 불만이 폭발해 정권이 조각날 위험성이 크다. 참신한 내각과 거당일체 내각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두루뭉술한 인사는 국민들로부터 배척받기 쉽다.
아베 총리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새 내각에서 각료들의 불상사가 반복되는 경우이다. 참의원 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각료 스캔들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정권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각료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성과를 장담하기는 이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