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지만 양측의 화해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히려 양측이 다시 충돌할 뇌관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우선 이번 주부터 줄줄이 예정된 당내 선거일정이 관건이다.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2명의 최고위원, 전국위의장, 16개 시ㆍ도당 위원장, 공석인 당협위원장 선거가 추석 이전까지 이어진다. 하나같이 당의 요직들이라 당 장악을 노리는 이 후보측이나 권토중래를 위해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박 전 대표측의 격돌이 예상된다.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선거는 이 후보측 안상수, 이한구 의원이 단독 출마하면서 싱겁게 끝났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27일 의원총회에서 정족수만 채우면 만장일치로 추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마의사를 밝혔던 박 전 대표측 이규택의원이 이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협조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주저앉은 케이스여서 여진이 있다.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은 대부분 투표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무를 최종 결정하는 최고위원의 경우 박 전 대표측에서 한 자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후보측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규택 의원은 “우리 측은 최고위원이 한 명도 없지 않느냐”며 “표 대결로 가면 서로간에 앙금만 깊어질 것이 뻔한 만큼 이 후보측은 승자의 배려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의 경우 양측이 더욱 민감하다. 당 조직을 물갈이하려는 이 후보측이나 세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박 전 대표측 모두 치열한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선대위 구성에 박 전 대표측 인사가 얼마나 참여할 지도 관심이다. 구색 맞추기에 그칠 경우 이 후보의 ‘화합’ 의지는 훼손될 수밖에 없지만, 이 후보측에선 “물리적 화합보다는 생산적 결합이 필요하다”(이 최고위원)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선 자체에 대한 시비도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1만 여명은 경선 무효와 당 후보 효력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28일 서울중앙지법에 내기로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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