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7일 원서모집을 시작으로 2008학년도 대입 수시 2학기 전형의 문의 활짝 열린다. 올해 수시 모집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논술고사의 실시 대학과 반영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주요 대학의 경우 이번 수시 2학기 전형에서 일반전형, 일반우수자, 학업능력 우수자, 교과우수자 등 비교적 모집단위가 큰 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논술 성적은 적게는 30%(한국외대 외대프런티어Ⅰ전형)에서 많게는 80%(고려대 일반전형(우선선발), 연세대 2-Ⅱ일반우수자(우선선발))까지 반영하고 있다.
수시 모집은 대부분 대학이 학생부와 논술 성적을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 때문에“변별력이 떨어지는 내신에 비해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최종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통합논술을 뚫어라
특히 올해 수험생은 ‘통합논술 1세대’로 통한다. 수시 2학기 모집부터 통합교과형 논술이 본격 도입되기 때문이다. 통합논술은 ‘고전 논술’이라 불리던 이전의 논술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즉 단순히 질문을 던지는 형태에서 탈피해 분할된 몇 개의 논제(세트형 문항)에 대해 논리적 분석과 사고의 심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점기준이 세분화된 점도 중요한 변수다. 고려대는‘가채점→ 1차→ 2차→ 3차 채점’ 등 총 4차례로 채점 단계를 구분한다. 각 단계별로 채점에 참여하는 교수가 다르고, 1차와 2차 채점의 차이가 3등급 이상일 경우 출제 위원이 직접 채점하는 만큼 창의적인 사고와 논리력의 차이가 합격 당락을 가르는 요인이다.
출제 경향
통합논술의 출제 경향은 올해 실시된 주요 대학의 모의 논술평가를 통해 대부분 윤곽이 드러났다. 각 대학들은 지난해 선보인 수리ㆍ언어 통합형 논술이 변별력 확보에 실패하자, 고난도 문제를 제시하기 보다는 인문계의 경우 수리 비중을, 자연계는 언어 비중을 낮추는 등 통합의 정도는 약화시키면서 계열별 특성에 보다 충실한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대신 문항을 세분화해 단계적이며 다각적인 각도로 주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시말해 제시문에 대한 체감도는 낮아 졌지만 문제의 요구사항을 수행하기 위한 분석은 결코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알고 있는 교과 지식이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는 논리적 전개 능력이 고득점의 비결이다.
이렇게 대비하라
주요 대학의 수시 2학기 논술고사는 9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실시된다. 따라서 지원 대학의 논술고사 일정을 숙지해 두고 내신과 수능, 논술고사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학습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훈련을 쌓아야 한다. 가령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게 개인적 자유가 중요한가?’라는 문제는 개념 분석과 가치 판단이 동시에 필요한 질문이다. 따라서 자유의 개념을 분석하고 그 중요성이나 가치에 관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정형화된 글쓰기’는 통합논술에서 금물이다. 통합논술은 미리 정해진 정답이나 결론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정교재를 반복해 학습한다거나 기출문제를 변형한 학원의 모범 답안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교과 내용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서 벗어나려는 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계열별 답안 작성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답안지를 원고지 형태로 주고 요구 분량을 명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연계열의 경우 괘선 혹은 백지 형태의 답안지에 분량을 제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수식과 그림의 활용을 통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출제 유형이 비슷한 대학을 묶어 지원하거나 준비하는 것도 요령이다. 예를 들어 ▦제시문 간의 상호 비교 요구(서울대, 연세대, 건국대) ▦공통의 도표를 서로 다른 두 관점을 통해 분석하거나 도형의 분석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제(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대) ▦제시문을 관통하는 일관된 요지나 반론에 주목(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수리 논술을 포함(이화여대, 인하대)하는 경우 등은 유형별 분류가 가능해 준비가 한결 수월해진다.
도움말: 유웨이중앙교육ㆍ청솔학원평가연구소
김이삭 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