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아프간 인질 석방설과 관련, 대해 매우 신중하게 대응했다. 일부 외신의 한인 피랍자 19명 석방보도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며 이내 입을 다물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합의된 사항이 없다” “특별히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는 식으로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일관했다.
주무 부처인 외교부도 비슷했다. “석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석방 합의는) 확인된 바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란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너무 앞서갈까 경계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탈레반 무장단체와 접촉은 이어지고 있지만 24시간 내 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당장은 상황변동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보도에 유의해달라”고 이례적인 주문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 석방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가 상황이 다시 꼬일 경우 원성을 살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낙관론이 탈레반과 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는 뭔가 사태진전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대변접촉은 아니지만, 양측 접촉이 조금 활발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전날 전원 석방 합의를 보도한 AIP의 보도가 나온 직후 외교부 관계자들은 대책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부쩍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정부가 전원 석방 조건 등을 놓고 탈레반측과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최종 합의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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