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님! 올핸 꼭 무분규 타결이 되도록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현장 노동조직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무분규 타결 등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는 조합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를 탄생시킨 모태로서, 과거 같으면 집행부 결정에 응원을 보내거나 오히려 투쟁을 부추겼던 게시판에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올라온 것은 이례적이다. 노조는 내부 분란을 막는다며 협상이 시작된 지난달부터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 현장 조직의 홈피 게시판은 조합원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26일 이상욱 지부장이 속한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24일 이후 ‘파업을 자제하자’‘무분규로 타결해 보자’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조합원(ID 염천)은 ‘작년과 다른 올 한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회사 제시안에 대해 ‘부족하다’‘동종업계 보다 높다’는 등 갑론을박이 있지만 모두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졌으면 한다”며 “올해는 제발 파업 없이 전 국민이 사랑하는 현대차를 만들어보자”고 촉구했다.
다른 조합원(ID 성님)은 “우리 모두는 무쟁의를 원하고 있고 임금 손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ID 나가요, 조하번)은 “조합원의 의중을 헤아려주길 기대하며 지금은 파업할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모든 일에 100% 만족이란 없지 않은가? 추석 전 노사가 양보해 무분규 타결이 됐으면 감사하겠다”고 무분규 타결을 주문했다.
또 다른 현장조직 ‘실천하는 노동자회’홈페이지에도 “영세업체는 파업 후유증으로 쓸쓸한 명절과 연말을 보낸다. 당신들 기침 한번에 우리는 몸살을 앓는다”(‘협력업체 직원’), “차를 안 사는 이유가 가격도 품질도 아닌 파업이라는 게 말이 안되지만 이게 현실”(‘판매조합원’)이라는 등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편 현대차는 24일 제10차 본교섭에서 임금 7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 및 일시금 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대에 못미친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바로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내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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