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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귀막은 '돌부처 국정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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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귀막은 '돌부처 국정홍보처'

입력
2007.08.2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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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 전체회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한판 전쟁터였다.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언론탄압’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로 규정하고 줄곧 반대해 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김 처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하지만 김 처장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또박또박 할 말을 다해 회의장에는 불꽃이 튀었다.

장윤석 의원은 “눈을 감고 국민과 기자들의 소리를 들어 보라”고 훈계조로 운을 뗐다. 이에 김 처장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자 장 의원은 “그런 오만한 자세 때문에 심각한 사태를 불러 왔다. 김 처장도 기자 출신인데 선ㆍ후배들로부터 잘한다는 얘기나 들어 봤냐”고 자극했다.

장 의원은 이어 공무원 취재 제한에 대해 “공무원이 죄를 짓고 수감된 죄인도 아닌데 왜 사람 만나는 것을 제한하냐”고 따졌고, 김 처장은 “공무원을 몰래 만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 언론의 비판보다는 진실이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심재철 의원은 한층 강했다. 그는 김 처장에게 “기자 시절 촌지를 받아 봤냐”고 물었다. 김 처장이 “술은 먹어 봤다”고 대답하자 “접대는 받았다는 것이구만”이라며 기세 싸움을 했다.

이어 심 의원은 이달 초 정부가 각 부처 44명의 정책홍보관리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트레이닝’의 교육자료를 들어 보이며 “기자를 불량상품, 조폭이라고 몰아붙이는 노 대통령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술책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몰아붙였다. 김 처장은 “대행업체가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교육하는 내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병국 의원은 “브리핑룸 공사 현장에 가보니 대못을 치는 정도가 아니라 콘크리트로 벽을 쌓고 있었다”며 “오직 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충실하게 따르는 김 처장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많은 국민들과 당사자인 언론이 불편하다, 맞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귀담아 듣고 상대를 납득시켜야지 왜 혼자만의 생각을 강변하냐”고도 했다.

오후 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박찬숙 의원은 “지나가는 아가씨를 보고 나는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도 당사자는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브리핑룸 통폐합은 취재 지원이 아니라 언론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취재 응대 지침을 내려 보내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기자출입증에 부착하는 전자칩 논란에 대해 “기자들이 수업료 내고 강의 듣는 학생들이냐”고 따졌고, 김 처장은 “기자들이 출입증을 관리인에게 보여 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 오히려 편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안영배 국정홍보처 차장이 “브리핑룸 통합은 기자가 원하면 여러 부처를 얼마든지 취재할 수 있는 제도”라고 추가 답변하자 의원들은 “말이 되는 소리냐” “당장 집어 치우라”며 여기저기서 목청을 높였다.

김 처장이 “기존 출입처 기자단 제도가 바람직한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라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자 일부 통합민주신당 의원들도 김 처장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전병헌 의원은 “이게 좋으니까 너희들은 무조건 받아 먹으라고 하는 것은 마치 초등학생에게 몸이 좋은 약이니까 먹으라며 입안에 구겨 넣는 격”이라며 “정부의 방안은 대통령의 발언에 혼비백산하듯 성급히 밀어붙인 졸작”이라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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