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이 2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김 명예회장은 은행가, 공직자, 기업인, 소설가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삶을 산 경제계의 원로로 최근까지 전국경제연합회 자문위원을 지내며 경제 관련 서적을 집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대구에서 출생한 고인은 경북고의 전신인 대구고보를 거쳐 1942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해방 직후 대구에서 양말기계 2대로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67년에는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국내 첫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을 세우고 초대 행장을 지냈으며 이후 제일은행장, 외환은행장, 한국산업은행 총재,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고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까지 맡았다가 82년 11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올랐다. 김 회장은 당시 연 20%를 넘는 물가 상승률을 한 자릿수로 낮추는 등 업적을 남겼다.
공직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기업으로 돌아와 87년 삼성전자 회장과 88년 ㈜대우 회장을 지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는 사돈 간으로 95년 대우와 상호채무지급보증으로 얽혀 있던 이수화학을 맡아 적자기업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김 회장은 99년 아들 김상범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후에도 매일 반포 사옥에 출근, 현안에 대한 조언과 집필 활동에 전념했다.
김 회장은 생전 36편의 중ㆍ장편 소설을 탈고할 만큼 작가로서도 금자탑을 쌓았다. 유작으로는 <들리는 빛> , <돈 그리기> , <먼 시간 속의 실종> , <욕망의 방> 등이 있다. 욕망의> 먼> 돈> 들리는>
97년 계간 <21세기문학>을 창간한 고인은 2005년 86세의 나이에 <복제 인간> 이라는 소설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까지 전경련 고문 겸 원로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올해 6월에는 미수(米壽)연과 전집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복제>
유족으로는 김상철 디엔피코퍼레이션 회장과 김상우 페타시스아메리카 회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김은희씨, 김명민씨 등 3남2녀와 사위 박인종 흥아상사주식회사 사장이 있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장의위원장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북 음성군 대지공원이다. (02)3010-2000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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