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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경한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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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경한 삼위일체'

입력
2007.08.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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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피트 외 16명 지음ㆍ박형준 황성원 옮김 / 삼인 발행ㆍ500쪽ㆍ1만8,000원

세계가 얼마나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해 움직이는 지 알게 되면 섬뜩할 때가 있다.

100여개 국가의 경제정책을 강제해온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책들은 과연 어디서 만들어지고 누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가.‘불경한 삼위일체’는 3개 기구가 출범취지를 잃고 개도국들을 질병, 빈곤, 실업으로 내몬 과정과 그 배경을 추적했다.

현재 세계경제정책 구조는 빈곤을 영구적으로 몰아내겠다는 명목을 내세우면서도, 아이러니 하게도 발전에 목마른 개도국 사람들은 정책수립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있다. IMF와 세계은행은 부채국가에게 교육ㆍ보건 투자 등 공공지출을 줄이고, 수입제한을 없애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늘리도록 명령한다.

달러화 등 환율권력을 이용해 단순한 유동성 위기를 해당 국가 전체 경제의 문제로 확대시키고, 돈을 빌려주는 명목으로 그 국가를 세계화의 풍랑 속에 내동댕이 친다

. 이런 경험은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IMF’의 서슬 퍼런 체제를 겪었던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당하는 국가는 IMF나 세계은행을 탓하지 않고, ‘글로벌’을 배우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딱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 이들 기구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해답은 책 후반부에 열거된 인물들에서 찾을 수 있다. 미 행정부의 경제관료들은 저마다 월가 투자은행 출신이고, 이들은 IMF 등 세계기구에도 몸담으며, 세계 경제구조를 자기 은행이 돈벌기 쉬운 구조로 개조하는 것이다.

IMF 등의 해체를 주장하는 이 책은 이들 세계기구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무렵, 9ㆍ11 테러사건으로 물꼬가 바뀌어 버린 점을 한탄한다. 세계무역센터는 집중화된 세계경제 권력의 상징이었지만, 미국인들의 국가주의적 공분 앞에 비판의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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