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가들이 장학금을 지원한 대학생들로부터 감사 편지 한 장 받지 못한 데 화가 나 지원을 끊자 중국 사회가 감사할 줄 모르는 사회 분위기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상판(襄樊)시 총공회와 여성기업인 19명은 지난해 대학생 22명에게 4년 동안 매년 1,000~3,000위안(12만~36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키로 결정하면서 이따금 학업 현황을 자신들에게 알려주었으면 한다는 편지를 수혜 학생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 중 3분의 2가 넘는 학생들이 답장조차 쓰지 않았고, 한 남학생은 감사의 뜻을 밝히기는커녕 “더 많은 도움을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이에 여성 기업인들은 “이처럼 차갑고 무정한 학생들에게는 한푼의 장학금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공회측은 이들을 설득해 22명 중 사정이 딱한 17명에게는 계속 지원해주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총공회측은 “지난 9년간 몇 백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지만 감사 편지를 보내온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일부 학생들은 성적이 좋으면 지원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이 네티즌 2만 명을 대상으로 이 사건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고, 무려 83%가 “감사하다고 말할 줄 모르는 이들에게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은 인간이 덜 된 것으로 공부할 자격도 없다, 이들은 사회를 위해 도움을 주지도 않을 것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서양처럼 “땡큐”라는 말을 잘 하지 않은 중국의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신징바오(新京報)는 사설을 통해 학생들의 무심함을 탓하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도움을 주는 기부와 자선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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