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 지은 / 팝콘북스 발행ㆍ240쪽ㆍ1만원
맞벌이를 한다면 아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껴라. 이 말을 듣고 일부 맞벌이 부모들은 벌컥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안 그래도 아이에게 소홀한 것 같아 괴로운데 죄책감까지 느끼라니? 경제적 상황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인데 미안해 하라니? 하지만 한국아동상담센터 부원장인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맞벌이는 부모의 선택이며,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으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맞벌이를 하라고 떠민 것이 아니다.”
여기서의 맞벌이 부모란 경제 활동을 위한 맞벌이 외에 취미나 봉사 등의 활동으로 너무 바쁜, 정서적인 맞벌이 부모도 함께 뜻한다. 이 책은 맞벌이 부모들이 육아 문제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서 괜찮을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아이와 나 사이의 정서적 거리를 제대로 측정하라 ▦다른 사람들이 파악한 아이의 상태에 귀를 기울여라 ▦완벽함을 요구하지 말자 ▦아주 적은 시간이라도 확보하라 등이다. 맞벌이 부모 뿐 아니라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모든 부모에게 적용되는 지침들이다.
저자는 핏줄로 맺은 인연이 좋은 감정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친밀함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연인 관계나 사회 생활에서처럼 시간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것.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와 지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이기 쉽다.
사는 것과 먹는 것에 대한 집착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맞벌이 부모들은 퇴근 후에도 아이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받아주고, 무조건 특정 시간에는 자녀와 통화를 하거나 놀이를 하는 등 부족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책의 결론은 이렇다. “부모의 역할은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