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성급한 의견을 제시했던 점에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판사는 오직 판결문으로 말한다'는 말이 있듯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개'투자의견'과 '목표가'로 말하기 마련이다. 도중에 사정이 변하더라도 그때 가서 의견과 가격을 수정하면 그만인 게 상례다.하지만 23일 한 애널리스트가 이례적으로 자신의 전망이 틀렸다며 사죄한다는 내용의 고해성사성 보고서를 내 화제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기업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날 자신이 담당하는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보고서에서 "최대 잠재자산으로 여겨진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최종 매장량 공증 결과가 지난해 중간 발표 때보다 축소돼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자원개발 사업을 성급하게 판단해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 보유'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6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낮췄다.
황 애널리스트는"시장에서 안내자 역할인 애널리스트로서 자원개발 사업의 리스크를 판단하기보다 장밋빛 전망으로 투자자를 인도했다는 점에서 사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투자회수가 오래 걸리는 자원개발 산업에 대해 장기 전망보다는 단기간의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서 평가하는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16일에는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증시폭락과 관련한 코멘트를 통해 "주가폭락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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