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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먹구름' 소나기만 뿌리고 걷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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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먹구름' 소나기만 뿌리고 걷히나

입력
2007.08.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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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효과'가 세계 증시에 드리운 먹구름을 날려버릴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규모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데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시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각국의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단기 악재는 해소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세계 증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인하하면서 일제히 반등에 성공, 위기를 모면했다.

여기에다 버냉키 FRB 의장이 22일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밝혀 주가 안정을 뒷받침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버냉키 의장의 강한 의지가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있다"며 "변동성은 심하겠지만 9월말까지는 코스피 1,900선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본 중앙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함으로써 일본의 해외투자자금(엔 캐리 트레이드)이 청산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물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격차가 줄어들지만, 여전히 금리차가 큰 데다, 금리인하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 굳이 투자금을 회수할 필요가 사라진다.

한국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누그러지고 있는 것도 좋은 징조다. 외국인은 6월 이후 하루 평균 3,000억원을 내다 팔며 매도 행진을 지속해 왔다. 증시 폭락기에는 하루에만 최대 1조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23일에는 순매도 규모가 9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줄어드는 것은 투자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극히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워렌 버핏이 이번 폭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것도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수습국면이라 부실 문제가 재부각되더라도 주가가 전 저점인 1,600선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작 조심해야 할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아니라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주택 경기 침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를 강타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7월 주택압류건수가 17만9,579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3%나 증가하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긋겠지만,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부실로 입은 손실액을 고해성사할 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릴 것"이라며 "미국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가 불거질 경우에는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질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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