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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IB를 키우자] <3>국내 예비 IB들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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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IB를 키우자] <3>국내 예비 IB들이 뛴다

입력
2007.08.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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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은 최근 석달 동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연거푸 진출했다. 여기서 '진출'의 의미는 현지 영업망 확보. 베트남과 브라질에서는 현지 1위 증권사와 업무제휴를 맺었고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증권사의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대우증권은 이들 나라에서 앞으로 국영기업 민영화, 개발사업 직접투자, 파생상품 개발 등을 모색중이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은 요즘 투자은행(IB)으로 변신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수익의 절반(48.9%)이 여전히 주식거래 수수료였던 사실이 말해주듯, 증시 상황에만 목을 맨 채 울고 웃는 '천수답' 경영은 그만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IB를 향한 준비는 우선 해외영업망의 다각화다. 세계적 금융사들이 즐비한 선진국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신흥시장이 1차 타깃이 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싱가포르에 동남아 IB센터를 세우고 내년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3개국에 현지 사무소를 열어 다국적 투자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베트남 합작 증권사 설립을 서두르는 한편, 항만 정유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금융 자문사로 참여할 뜻을 베트남 정부에 밝혔다.

동양종금증권은 베트남에 이어 올 초 캄보디아 프놈펜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2009년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설립에 대비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아예 현지 직접투자에 나서 라오스에서 대체에너지인 바이오디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이 잘되면 업체를 향후 한국증시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브릿지증권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현지법인과 호치민사무소를 잇따라 세운 데 이어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 베트남 하이퐁증권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경영에 직접 참여키로 했다.

다음은 인력확보. 금융업은 기본적으로 '사람 장사'다. 아무리 시스템이 중요해도 경쟁력의 원천은 구성원 능력에서 나온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증권사가 취급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영역에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시중 증권사들은 아이디어 넘치는 우수인력 확보와 조직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IB사업을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신용위험 관리를 위해 '리스크&크레딧 센터'를, 동남아 진출을 위해 CEO 직속의 '동남아IB사업 추진단'을 새로 만들었다.

최근 신입사원 100명을 뽑은 대우증권은 이중 10명을 아예 IB전담인력으로 구분지었다. 한달간의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예년과 달리 기업공개, 인수합병, 직접투자 등 IB실무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대우증권은 신입은 물론, 스카우트에도 적극 나서 현재 200여명 수준인 IB 인력을 3년내 400여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자기자본투자(PI)는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각 사의 준비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다. 이를 위해 시급한 것은 자기자본를 늘리는 것.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합계는 20조원 남짓으로 일본 노무라홀딩스(17조원) 1개사보다 조금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메릴린치(35조원)와 비교하면 국내 증권사를 다 합쳐도 절반밖에는 안된다.

현재 자기자본이 2조원을 넘는 국내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단 2곳. 대우증권은 2010년까지 자기자본을 5조원까지 늘릴 작정이다. 굿모닝신한증권과 미래에셋 증권은 각각 3,000억원 대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했고, 대한투자증권도 100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4,5개 금융투자회사가 IB 역할을 하면서 경쟁하고 나머지는 매매, 중개, 자산운용 등 특화 분야에 집중하는 중소형사들이 틈새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중개 분야에선 키움증권, 채권쪽은 한화증권 등이 주목받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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