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3일 당 개혁과 관련 “선 화합, 후 변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당선 일성으로 밝힌 당 개혁 구상을 놓고 당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자 보다 확실히 교통정리를 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캠프 상근자 해단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을 이야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선화합이고 후변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로 진행된 해단식에서도 “민주사회라고 하는 것은 꾸준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것이지, 어느 날 자고 일어나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공보실장이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국 당원에게도 서신을 보내 “모든 갈등은 용광로에 넣어 녹이겠다”고 밝혔다. 당 개혁 구상이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이 보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로 김용갑 의원은 이날 “이 후보가 당의 화합을 먼저 이끌어 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의 색깔, 기능부터 검토한다고 했다”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박근혜 전 대표쪽에 빨리 연락하는 것은 결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주 쯤 연락 해서 만나려 한다”고 박 전 대표와의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캠프 인사들에게는 “이긴 쪽에서는 별 의미 없는 말이나 행동도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며 “공ㆍ사석에서 언행을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민생탐방 행보로 종로 광장시장과 중구 남대문시장을 잇따라 방문, ‘세금감면’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시장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집권하면 기본적으로 경제가 잘 되게 하는 게 목적이고 그 다음에 세금을 감면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의 감세안을 한나라당 공약 물타기용이라고 비판했다.
점심 때는 돼지족발과 우뭇가사리, 국수, 떡볶이 등을 먹으며 시민들과 어울렸다. 이 후보는 앞으로 수시로 민생탐방에 나갈 계획이다. 이 후보는 24일 오전엔 황우여 사무총장으로부터 당무 보고를 받고 정책공약 조율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이 후보와 박 전 대표 캠프의 ‘핵심 5인방’간 회동은 무산될 전망이다. 정두언 의원은 “당과 후보의 관계 등 여러 일이 혼란스러운 만큼 27일 회동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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