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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쫀득한 육질에 보양까지 양고기 부드러운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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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쫀득한 육질에 보양까지 양고기 부드러운 유혹

입력
2007.08.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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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얌전한 사람에게 ‘순한 양 같다’는 말을 쓰지만 이야기의 주제를 요리로 바꾸면 양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바뀐다. 인간관계에서야 양처럼 순한 사람이 환대를 받지만 식탁에 오른 양고기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이리저리 치이는 식재료다.

적어도 아직까지 한국에선 고집 센 황소보다도 밉상이다. 그런데 미식가들 얘기는 또 다르다. 얼마 전 한 특급호텔에서 프로모션으로 내놓은 소위 ‘미식가 메뉴’. 여기에 떡 허니 한 자리를 차지한 게 바로 양고기다.

■ 양고기의 맛, 미식가만 안다고?

“프랑스나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양고기는 많은 이가 즐겨 찾는 요리죠. 아시아에서는 특유의 향 때문에 꺼리는 이도 많지만 최근에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양고기 요리를 특별 주문하는 고객도 많아요.”

파스타와 양갈비 구이, 커피 등으로 구성된 미식가 메뉴를 9월까지 선보이는 호텔 리츠칼튼 서울의 수석 조리장 에릭 코스티씨의 말이다. 미식가들은 특유의 냄새에도 불구하고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유목 문화를 가진 민족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었던 양고기는 지난 10년 새 새로운 음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각광 받기 시작했다.

■ 램은 뭐고 머튼은 뭐지?

소를 먹지 않는 힌두교도들도 먹는 고기인지라 ‘세계인의 고기’라는 별명도 있는 양고기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특유의 냄새로만 기억되곤 한다. 양고기는 1세가 되지 않은 어린 양, 램(lamb)과 성인 양을 머튼(Mutton)으로 나뉜다. 흔히 양고기라 하면 램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냄새가 강하지 않다.

■ 마니아가 많은 이유

요리 교육 기관인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의 수석 요리장 필립 바크만씨는 “양고기는 특유의 냄새 때문인지 요리법이 까다로울 것 같다는 인식이 있지만 별다른 테크닉을 요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 냄새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그 다음에는 다른 육류와 비교할 수 없는 촉감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많은 요리 전문가들은 양고기 특유의 향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양고기 예찬론을 포기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양고기로 가능한 요리의 종류는 소고기와 비교해 몇 배는 더 다양합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윤민선씨는 “덩어리가 크고 모양이 투박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양고기는 조리해 놓으면 모양이 예쁘게 떨어진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래서 조리하는 사람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재료라는 것.

더욱이 요즘처럼 해외 식재료 수입이 활발한 때에는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되는 향신료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한국에서도 미식가를 자처하는 ‘양고기 마니아’가 늘고 있다.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회사원 김수연(29)씨는 “스테이크로만 접할 수 있던 양고기를 최근엔 다양한 조리법으로 소개하는 레스토랑이 늘었다”면서 “무사카(볶은 고기 위에 화이트 소스를 얹은 그리스식 라자냐)나 수블라키(일종의 꼬치구이)처럼 대중적인 양고기 요리가 많이 소개되고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어떻게 조리할까

품종이 좋은 양은 냄새가 적게 나지만 양고기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경우라면 따뜻한 물에 씻거나, 마늘을 많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삶을 때 포도주를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양고기는 지방 특유의 고소함이 특징으로 따뜻한 채로 먹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조리법 중 바비큐로 먹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 양고기는 중국의 겨울 보양식

양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비교해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이 적고 칼슘, 인,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 에는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며 오장을 보호하고 혈압을 다스린다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의 겨울 보양음식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평가 받는다.

아워홈 레스토랑 ‘루825’의 마정현 지배인은 “소고기보다 육질이 더 쫀득하고 진한 맛이 나며 비타민 B2와 철이 풍부해 원기 회복 목적으로 찾는 손님이 많다”면서 “다른 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 민감한 20~30대 미혼여성에게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 메뉴판닷컴이 추천하는 양고기 전문점

최근에는 해외 여행객과 유학생이 늘고 현지에서 느꼈던 맛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양고기 전문점도 인기다. 음식점 및 요리정보 제공 업체 메뉴판닷컴(www.menupan.com)이 추천하는 양고기 전문점을 소개한다.

▲수육과 전골로 즐기는 램하우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자연방목으로 키운 생후 7~10개월 미만의 어린 양만 도축하여 국내에 들여온다. 생갈비, 喚? 탕, 수육의 4가지 메뉴를 전문으로 한다. 7가지 한약재를 첨가해 만든 생갈비 소스도 이색적이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 (02)522-0678

▲램 샤브샤브, 행스 페페로니 샤브샤브

매운 홍탕과 담백한 백탕 중 기호에 따라 적셔 먹는 양고기 샤브샤브. 육수에 살짝 담가 먹는 양고기는 특유의 향이 없어 양고기를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사람들도 쉽게 시도할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031)709-0777

▲직접 구워먹는 양꼬치, 리틀베이징

소금구이, 마늘 숙성, 중국식 양념 중 골라 먹는 양꼬치의 맛. 바로 구워 먹으니 양고기의 쫄깃한 맛이 살아 있다. 쇠꼬챙이에 꽂힌 양고기 한 점의 크기가 작아서 먹기가 편하다. 서울 건대입구역 부근. (02)468-2228

▲그리스식 꼬치구이 수블라키, 산토리니

양고기에 피망, 양파 등의 야채를 교대로 꽂아 만든 수블라키는 일종의 꼬치구이로 그리스 전통 음식. 서울 이태원. (02)790-3474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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