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긴 사람들의 커피 맛 보실래요?"
7월 말 스타벅스코리아에서 개최한 '2008 커피 앰배서더 컵' 대회에서 900대 1의 경쟁을 뚫고 제 4대 커피대사로 임명된 김용준(31) 대한극장점 부점장은 자신이 만든 커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종결선에서 투표인단 250여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바로 김 부점장이 만든 '클라이머 블렌드'(climber blend) 덕분이었다. 그는 "'역경을 이긴 사람들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담아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 맛과 과일 풍미가 느껴지는 이 커피가 어떻길래 900여 스타벅스 커피마스터 중 최고를 뜻하는 커피대사가 될 수 있었을까? 커피 대사는 1년 임기동안 한국 스타벅스를 대표해 커피 지식과 문화를 대내외에 알림은 물론, 시애틀 본사에서 각국 커피 대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김 부점장은 "클라이머 블렌드는 7년 가뭄으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케냐의 원두와 최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원두를 브렌딩했다"며 "이 커피를 마심으로써 이 지역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공한 사람은 역경지수(AQ)가 높다'는 문구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를 되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커피는 김 부점장이 처음 커피와 인연을 맺은 사연과도 관계가 있다. 2년간 일했던 모 금융사의 대부 업무직을 그만두고 2005년 5월 대한극장점 파트타이머로 스타벅스에 입사하게 된 것은 스타벅스 명동점장인 누나 성영씨의 영향이 컸다.
성영씨는 진하고 무게감이 있는 수마트라 원두커피를 좋아하고, 아이스커피를 좋아하는 김 부점장은 산도가 있어 시원함을 더하는 케냐 원두커피를 선호했던 것. 즉 클라이머 블렌드는 그를 커피의 세계로 인도한 누나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이기도 하다.
커피대사가 된 그는 이제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고 커피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김 부점장은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바리스타와 거의 동일시되는 라떼아트(커피에 우유로 그림 그리는 기술)는 실제로 커피의 맛을 낮출 뿐 아니라 바리스타의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향후 그는 커피 세미나 등을 통해 노동부 인증 자격검정제도로 공인된 스타벅스 커피마스터 지망생들에 대한 교육에도 직접 나설 계획이다.
문준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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