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프리(china free), 즉 중국 제품 없이 살 수 있는가. 적어도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먹는 것뿐만 아니다. 일반 소비재도 값싼 중국제품이 없으면 우리의 서민경제가 당장 붕괴한다.
대중국 수출이 없으면 한국경제도 없다. 동북아와 한반도의 역학 상 정치외교 분야도 중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시는 공기까지 차이나 프리가 안 된다. 오늘로 수교 15년을 맞은 양국은 문자 그대로 불가분의 관계로 발전했다.
탈냉전 시대에 대한 노태우 정부의 외교적 해답이 북방정책이었고, 한중수교는 그 중요한 결실의 하나였다. 1992년 64억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대중국 무역은 지난해 1,181달러로 18배나 늘었다.
한국은 중국의 네 번째 수출국, 두 번째 수입국이 됐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 두 번째 수입국이 됐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15년 간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서 35조원의 GDP를 창출했다고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양국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상호 방문객은 1992년 13만명에서 지난해 480만으로 37배나 늘었으며 북핵 등 한반도 안보 문제는 중국을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게 됐다.
물론 그늘이 없지 않다. 물밀 듯이 들어오는 중국의 값싸고 질 낮은 먹거리는 우리 농촌의 생존기반을 허물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동북공정은 중화민족주의 내부 결속용일지 모르나 우리에겐 역사를 빼앗아 가려는 침탈이다. 탈북자 문제 처리 등에서 나타나는 대국주의는 양국이 쌓아온 선린관계를 훼손하는 오만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도전과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ㆍ경제적 팽창과 영향력 확대는 우리의 희망과 의사와는 상관 없는 현실이다. 그 거대한 흐름에 맞설 것인지, 활용할 것인지 선택은 자명하다. 한미동맹, 한일우호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한중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갈 것인가도 그에 못지않다. 양자택일이나 원교근공식의 수준 낮은 사고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 한중관계에 창조적인 새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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