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주부가 당당해진 것일까. 아니면 보험금의 위력일까.’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0년~2006년 각종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통계를 비교한 결과, 주요 질병 가운데 ‘비뇨기계 기타장애’ 치료 때문에 입원한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공단 관계자는 “2000년 1만869명이었던 비뇨기계 기타장애 환자는 2006년 7만3,870명으로 6.8배나 증가했는데, 대부분 요실금 치료를 받은 중년 여성 환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증가율은 같은 기간 중 다른 질환 입원환자 증가율(1.5~2배)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실금 치료가 급증한 데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중년 여성의 자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에는 부끄러워 애써 숨기던 질병을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치료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2000년 이후 판매된 요실금 보험을 악용한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실금 보험에 가입한 뒤 수술을 받으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수술비를, 보험회사에서 별도의 보험금을 받는 혜택을 보았다”며 “일부 산부인과가 이를 악용해 주부들을 부추겨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는 사람도 수술을 받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행태 때문에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의 요실금 수술 비율이 선진국의 5배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일부 산부인과의 잘못된 행태를 막기 위해 건보공단과 보험업계가 공동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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