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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그를 외면한 '조국의 남쪽'에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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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그를 외면한 '조국의 남쪽'에 바치는 노래

입력
2007.08.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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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음악이 올 가을을 뒤덮는다. 윤이상평화재단과 국제윤이상협회는 윤이상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2007 윤이상 페스티벌’을 다음달 16일부터 두 달간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대대적으로 연다.

탄생일(9월17일)과 서거일(11월3일)을 포함해 계속되는 이번 페스티벌에 맞춰 윤이상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서울 윤이상 앙상블이 창단됐고, 젊은 작곡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국제 윤이상 음악상도 첫 수상자를 기다리고 있다.

KBS교향악단과 코리안 심포니, TIMF 앙상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오보에 연주자 하인츠 훌리거, 첼리스트 고봉인 등이 합창곡과 교향곡, 첼로 협주곡 등 윤이상의 작품 22개를 연주한다.

개막공연(9월16일 예술의전당)은 프란시스 트라비스와 정치용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가 맡았다. 트라비스는 윤이상이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투옥됐을 때 구명 운동을 벌였던 음악인 중 한 사람으로, 그의 여러 작품을 세계 초연한 지휘자다. 실내 앙상블을 위한 <낙양> 외에 전날 수상자를 가리는 음악상 수상곡도 연주한다.

서울 윤이상 앙상블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착적 음향> , <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 등으로 18일 창단연주회를 꾸민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이 음악감독을 맡았고, 백주영(바이올린) 최은식(비올라), 사토키 아오야마(오보에) 등 18명의 연주자가 참여했다.

특별히 관심이 모아지는 작품은 9월2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부산시향과 한울림합창단에 의해 한국 초연되는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다.

문익환, 고은, 박두진, 백기완 등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45분짜리 작품으로, 1987년 10월5일 평양에서 초연됐다. 윤이상은 이 작품에 대해 “<광주여 영원히!> 와 더불어 작곡가로서 민족에게 바치는 절절한 호소와 충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월9일에는 ‘국악과 윤이상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윤이상의 가곡을 연주하고, 11월2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리는 폐막공연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구자범과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윤이상 교향곡 4번 <암흑 속에서 노래하다> 가 장식한다.

평양과 독일에서도 윤이상을 기억한다. 10월20~22일 평양에서 제26회 윤이상 음악회가 열리고, 11월8~10일에는 그의 제자로 이뤄진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이 심포지움과 연주회 등을 개최한다.

베를린필이 위촉한 교향곡 1번을 비롯한 5개의 교향곡, 뮌헨올림픽 위촉 오페라 <심청> 등 150편 이상의 작품을 남긴 윤이상은 동양의 사상과 음악 기법을 서양음악어법과 결합시켜 완벽하게 표현한 최초의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생전에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로 꼽히기도 했다.

그로브 음악사전은 윤이상을 “현대적인 서양 음악의 기법 안에서 아시아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작곡가”라고 기록하고 있다.

윤이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음악학자 변지연씨는 “정치적인 부분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바람에 유독 한국에서는 그의 음악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늘날의 작곡가들이 진정한 한국 음악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산맥”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 이유로 윤이상의 음악을 직접 전해 받지 못했다는 아픔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그의 작품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이상평화재단 측은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80)씨의 방한도 추진 중이다. 남편이 감옥에서 풀려난 1969년 함께 고향을 떠나 독일과 평양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 이씨는 남편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모국 방문을 미루고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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