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첫 인연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시위 때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두 사람은 함께 시위를 주도했다.
이 후보는 이 일로 옥고를 치른 뒤 운동을 청산하고 현대건설에 들어가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반면 이 최고위원은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된 후 재야 투사의 길을 걸었다.
이들이 다시 의기투합한 것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다. 이 최고위원이 이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이들의 관계는 ‘운동권 동지’에서 ‘정치적 동지’로 한층 두터워졌다.
둘 사이에는 당내 비주류라는 동질 의식이 있었다. 1995년 신한국당에 합류한 이 최고위원은 이회창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정치발전협의회 멤버로 활동하며 줄곧 당 중심부에 비판적이었다.
이 후보도 개혁적인 성향 때문에 비주류가 됐다. 이 최고위원이 이 후보의 대리인이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반대투쟁을 주도한 것이나 박근혜 전 대표 체제에서 반박(反朴) 인사의 대표주자로서 한참 열세인 당심을 만회하며 이 후보를 도운 것도 이 같은 동질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경선에서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창이자 방패로서 전장을 누비며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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