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2일 기흥 반도체공장의 정전사고가 배전설비 자체의 결함으로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해당 설비 공급업체가 이 같은 결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양측간 원인 소재와 책임 범위를 놓고 막판 확인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사고원인을 다각도로 조사한 결과 한국전력에 책임이 있거나, 우리 회사의 관리부실 및 설비 노후화 등에 따른 인재(人災)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전 설비 자체의 기기 결함에 따른 ‘작동 에러’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설비 공급업체와 공동조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설비에 큰 문제가 없다”며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상당한 제품 인지도를 갖고 있는 해외업체로 전해졌다.
통상 배전설비의 경우 하자보수 기간 내 사고가 나면 전적으로 설비공급자의 책임이고, 그 기간이 지나 문제가 발생하면 기기 노후화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사용자의 관리부실로 책임이 돌아간다.
삼성전자는 해당 설비 공급업체가 책임을 인정할 경우 적절한 선에서 피해금액을 배상 받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끝까지 책임인정을 거부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삼성화재에 손해보전을 위한 보험금은 따로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재가 없었다’는 결론에 따라 사고와 관련한 문책인사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재발방지를 위해 배전선로의 모선(母線)을 이중화하는 등 백업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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