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차 시장을 놓고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간의 자존심 대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가 르노삼성의 동급 모델 출시로 선공에 나서자, 르노삼성이 모델 업그레이드로 현대차의 간판인 쏘나타의 아성을 위협하는 등 양 사간의 날 세운 공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월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SM5 2.0(2,000㏄) 가솔린 모델과 SM7 2.3(2,300㏄)모델을 잡기 위해 그랜저 2.4(2,400㏄) 모델을 출시, 르노삼성에 적잖은 타격을 주었다.
현대차의 그랜저 2.4 출시 이후 르노삼성의 SM7 2.3 판매는 3월 1,145대를 정점으로 4월 933대, 5월 917대, 6월 892대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르노삼성은 일대 반격을 선언하며 현대차의 효자 모델인 쏘나타를 타킷으로 잡고 대항마로 지난 달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SM 5 뉴임프레션을 선보였다.
초반 결과는 르노삼성의 승리로 굳혀졌다. 7월 SM5 뉴임프레션 2,000㏄급 가솔린 모델이 무려 6,243대가 팔려 4,723대에 그친 현대차 쏘나타 동종 모델을 큰 폭으로 제쳤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2,000㏄ 가솔린 모델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이 부문 1위가 곧 국내시장 최고 베스트셀링카 대접을 받는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 SM5 뉴임프레션 가솔린 모델의 1위 등극은 ‘쏘나타=중형차 1위’라는 기존 공식을 깬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더구나 SM5의 경우 2,000㏄급 가솔린과 LPG 등 2개 모델로 디젤과 LPG, 2,000cc 및 2,400cc 등으로 제품군이 다양화 돼 있는 쏘나타와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주력인 2,000㏄ 가솔린 모델에서 밀리면서 LPG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LPG는 쏘나타가 SM5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팔려 ‘가솔린은 SM5, LPG는 쏘나타’라는 식으로 판도가 바뀌고 있을 정도다. 7월 쏘나타 LPG는 5,375대로 1,779대에 그친 SM5 LPG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현대차는 이 같은 르노삼성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올해 12월이나 내년 초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현대차가 야심차게 개발한 고급 차종인 BH모델의 일부 스타일을 적용한 것으로, 르노삼성의 SM5 뉴임프레션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르노삼성 간의 중형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 뿐만 아니라 차종 개발에까지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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