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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8000m급 16좌 완등 보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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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8000m급 16좌 완등 보고대회

입력
2007.08.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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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배운 노하우를 모두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전수하고 싶습니다.”

구릿빛 얼굴에 매섭지만 선한 눈빛을 가진 산악인 엄홍길(47)의 한 마디에 주위가 숙연해졌다. 21일 세계 최초로 8,000m급 16좌 완등에 성공한 그를 축하하는 보고대회에서 주인공 엄홍길은 “내 인생을 건 도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후배 양성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행사에는 그가 세계 최고의 산악인으로 성장하는데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지인 500여명이 참석했다. 엄씨는 이 자리에서 “8,000m급 16좌 완등은 대한민국 산악사에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도전정신, 모험정신, 개척정신을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엄씨는 “이달 초 남북 청소년과 함께 멕시코, 쿠바 지역을 탐험하며 애니깽(사탕수수 농장에 팔려간 한국인 노동자)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왔다”며 “그 탐험을 통해 올곧은 젊은이를 보다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이끄는 것이 선배의 도리라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그런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엄씨는 5월 31일 동료 대원들과 함께 히말라야 로체샤르봉(8,400m) 정상에 발을 디디며 8,000m급 16좌를 완등, 세계 산악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국제 산악계는 그 동안 8,000m 급을 14좌만 인정하고 얄룽캉(8,505m), 로체샤르는 주릉과 산줄기가 같다며 별도의 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씨가 오르면서 세계 산악인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이 두 봉도 새로운 도전코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엄씨는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한 곳을 처음 올랐고, 그 도전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엄씨는 등정 후 “산은 정복하는 곳이 아니며 신이 허락해야 오를 수 있고 인간은 그 곳을 잠시 빌릴 뿐”이라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엄씨는 이날 보고대회에서 “산은 오를수록 항상 새롭고, 알면 알수록 두려운 존재”라며 “오를 때마다 일생에 한번 겪을까 말까 하는 생과 사의 갈림길을 수 천번씩 오간다”는 말로 산에 대한 경외심을 대신했다.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며 모든 것을 순리에 맡기고 따라야 목표도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후배 양성에 주력한다고 해서 그의 도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올 연말 그는 남극대륙 최고봉인 빈슨메시프(5,140m) 등정에 나선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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