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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스케일 넓어진 장르 "이전의 사극은 이제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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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스케일 넓어진 장르 "이전의 사극은 이제 잊어라"

입력
2007.08.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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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공중파 방송 3사가 하반기 들어 경쟁적으로 사극을 편성한 것을 비롯, 케이블 TV까지 사극 경쟁에 뛰어들며 양적인 성장과 함께 사극의 성격까지 바뀌고 있다.

SBS는 27일부터 SBS <왕과 나> 를 방영하고, <대조영> 을 방영중인 KBS는 <한성별곡 正> 에 이어 남북 합작 드라마 <사육신> 을 시작했다. MBC는 남은 2007년을 사극에 ‘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달 12일 올해 최대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태왕사신기> 가, 17일에는 <이산정조> 가 방영돼 월~목 미니시리즈가 모두 사극이다. 여기에 채널 CGV의 <8일>도 가세한다.

사극이 드라마의 대세로 떠오르는 것은 대선을 비롯, 정치 사회에 걸친 한국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성별곡 正> 은 개혁을 시도하려다 실패하는 정조의 모습이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을 들었고, MBC <주몽> 과 <태왕사신기> , <대조영> 등 고구려 관련 사극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고자 하는 정서가 반영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개혁적인 군주로 알려진 정조를 다룬 사극이 대거 제작되는 것은 대선시즌을 맞은 현재의 정치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사극 시청자들의 연령대 확대에 따라 사극의 장르 자체가 넓어진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TV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과거 사극은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보여주는 대하사극과 MBC <다모> 처럼 현대적인 감각의 멜로와 액션 등을 섞는 퓨젼사극 정도로 나뉘어졌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사극의 시청자층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사극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모> 와 MBC <대장금> 등을 통해 젊은 층도 사극을 즐겨보기 시작하면서 사극의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

MBC <태왕사신기> 는 화려한 CG등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진 블록버스터급 규모의 퓨전사극이고, <왕과 나> 와 <사육신> 은 정통사극이다. 정조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한성별곡 正> 은 추리와 정치 스릴러의 요소를 함께 담고 있고, <8일>은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액션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한성별곡 正> 과 <8일>은 기존 사극처럼 연대기적 구성을 하는 대신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는 사건만을 집중적으로 다뤄 기존 사극과 차별화된 구성을 보여준다.

<왕과 나> 의 김재형 PD는 같은 시간대에 경쟁을 하게 된 <이산 정조> 의 이병훈 PD에 대해 “각자 사극 전문 PD지만 스타일과 하위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전혀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석희씨는 “사극에서도 단지 역사를 고증할 수도 있고, 과거를 통해 현실을 풍자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사극은 점점 더 세분화 되고 다양한 장르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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