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60돌을 맞은 ‘건설 명가’ 현대건설은 최근 ‘제2의 중동 붐’을 선도하며 해외 건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공사로 국내 건설사 해외 진출 1호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75년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 건설로 중동에 첫발을 내딛었다.
현대건설은 그 이듬해인 76년 ‘20세기 대역사’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수주하며 해외건설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수주액 9억3,000만 달러 공사로,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분에 1에 달하는 규모였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해외 사업을 전개해온 현대건설은 매출에서도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26억9,300만 달러)보다 35% 가까이 늘어난 33억2,500만 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8월초 현재 12억900만 달러의 수주를 달성, 연말까지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매출도 지난해 12억4,700만 달러보다 30% 이상 늘어난 16억4,30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특히 올해 이란과 카타르 지역에서 대규모 공사 수주가 유력시 된다. 또한 카자흐스탄, 남아공 등 아프리카와 CIS 신흥 산유국을 중심으로 수주가 잇따를 전망이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이란에 5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27개 현장에서 54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중동에서 쿠웨이트 수전력청이 발주한 슈아이바 노스 발전담수 공사의 발전부문(7억1,000만 달러 규모)을 수주했다. 지난해 7월 국내업체로서는 최초로 카타르에서 GTL(가스액화처리시설)공사를 수주한 것도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 분야는 천연가스에서 액체상태의 석유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으로, 석유 대체 에너지원이자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유망산업으로 그간 유럽과 일본의 소수 업체가 독점해 왔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 받고 가스플랜트 시장에서 선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33억2,500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쿠웨이트 천연가스 시설, UAE 정유소 확장 공사 및 카타르 2,600㎿급 발전소 공사 등 연내 계약 체결이 가능한 대형 플랜트공사에 수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밖에 쿠웨이트 이란 등지의 대규모 업스트림 공사(원유 및 가스 생산 및 정제시설) 수주를 지난해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발주가 가시화하고 있는 사우디의 다운스트림 공사(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에서도 조만간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현대건설 측은 기대하고 있다.
중동 지역 석유ㆍ가스산업과 관련한 플랜트 공사 수주뿐 아니라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같은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도 매머드급 공사가 집중 발주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수주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경쟁력을 갖춘 국가를 중심으로 고수익성의 공사를 선별 수주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의 대형 플랜트 공사 수주에 주력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북미 진출도 적극 모색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은 “현대건설은 최근까지 520억 달러가 넘는 해외 누적 수주고를 올리는 등 해외건설 선도업체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며 “동남아 건축ㆍ항만ㆍ발전공사와 아프리카와 같은 제3국 진출 등으로 해외 역량을 넓혀 ‘글로벌 리더’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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