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는 22일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명예 유치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김재철 유치위원장(동원그룹 회장)은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 회장에게 명예 위원장 추대서를 전달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요청했다.
한 총리는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를 누빈 정 회장이 명예 위원장을 수락해줘 감사하다"며 "최근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큰 과제에 힘을 보태기로 한 만큼 우리 모두 노력해 11월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여수 엑스포는 남해안 시대의 개막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열에 동참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모로코가 부상하고 있지만 우리의 국가역량을 동원하면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여수엑스포 유치위 고문을 맡은 뒤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브라질을 돌며 활발한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6월에는 '제주 평화포럼'에 참가한 전세계 전ㆍ현직 각료와 정ㆍ재계 지도자를 상대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엑스포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여온 정 회장이 명예 위원장에 추대된 것은 유치 성사를 위한 막판 뒷심을 보태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2012 엑스포 개최지는 11월27일 101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유치전은 모로코 탕헤르,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여수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모로코는 국왕이 오만, 카타르 등 16개 왕국을 상대로 '황제 외교'를 펴며 이슬람권과 아프리카에서 세몰이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치위원회는 개최지 선정이 채 100일이 남지 않은 지금부터 민ㆍ관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유치위원회는 모로코, 폴란드에 비해 한국의 강점은 민간기업의 강력한 국제적 위상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한국의 외교력이 미치지 않는 국가를 포함해 전세계 190여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딜러들을 통해 폭 넓은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들 딜러는 현지의 경제계 인맥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유치위원회의 판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파리 런던 브뤼셀에 주재하는 전세계 BIE 대표들을 대거 초청해 신차 시승회를 열고, 9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초청하는 물밑 유치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정부와 유치위원회의 사절단이 해외에 파견되면 해당 국가의 딜러망을 총동원해, 의전차량 및 인력을 지원키로 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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