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카운터파트는 범 여권 유력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 전 총리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범 여권 주자들의 지지도 순위가 그렇고, 범 여권 후보적합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들 중 누가 나와도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는 게 최근까지 시뮬레이션 결과다. 하지만 실제로 범 여권 후보가 정해지면 지지율은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범 여권 빅3 가운데 손 전 지사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라는 것이 이 후보측의 평가다. 한나라당 탈당 전력 때문이다. “배신자”로 몰아붙일 수 있는 약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의 ‘수구성’을 부각하며 ‘중도 대 보수’의 대결로 몰아가는 데 성공한다면 대등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후보의 ‘경제 해결사’ 이미지와 지사 시절 막대한 민자유치 실적을 앞세운 손 전 지사의 경제우선, 실용주의도 정면으로 부딪힌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수도권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 등 공통점이 적지 않아 치열한 제로섬 게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후보는 정 전 의장이 대항마로 나설 경우 ‘친평화 대 반평화’ 구도와 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은 “냉전 수구 세력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지난 10년간의 남북정책 기조가 파탄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10월을 전후해 ‘평화 특수’가 이어질 경우 이 후보가 고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후보측 관계자는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확인된 이 후보의 확실하고도 강력한 코드는 경제였다”며 “이런 이 후보 앞에 평화 구도 정도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이 호남 출신인 까닭에 영호남 지역 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이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비교적 취약했던 영남권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친노 주자인 이해찬 전 총리가 후보가 되면 선거구도는 친노 대 반노의 대결로 흘러갈 수 있다. 당연히 참여정부의 공과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이 후보측은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커 어렵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의 지원이 예견되는 승부여서 간단치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특히 당 경선과정에서 검찰 수사가 상당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체감했던 이 후보는 더욱 조직적으로 이뤄질 친노 진영의 네거티브 공격을 넘어서야 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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