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가 유해 화학성분이 초과 검출된 중국산 의류를 전면 조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난감, 식품, 치약, 의약품 등에서 불거진 중국 수출품 안전 논란의 불똥이 의류 등 여타 수출품으로 파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소비자 단체가 중국산 양모, 면화 의류에서 기준치의 900배가 넘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밝힌 직후인 20일 중국산 의류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소비자단체의 검사 결과를 보도한 뉴질랜드 TV3 방송국의 프로듀서 시몬 로이는 “중국산 아동ㆍ성인 의류에서 이런 놀라운 결과가 나와 처음에는 검측이 잘못된 줄 알았다”며 “검출된 포름알데히드는 230~18,000ppm로 기준치의 최고 900배를 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피부 가려움증부터 암까지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는 방부제 등에 널리 쓰이는 화학물이다. 앞서 뉴질랜드 의류판매업체인 웨어하우스는 최근 플란넬로 만든 중국산 잠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화상을 입어 리콜 조치한 바 있다.
중국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산 주력 수출품 중의 하나인 의류마저 안전논란에 휩싸일 경우 파장은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의류와 직물 품목의 경우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지역 수출 물량만해도 115억달러에 이른다.
완구의 안전성 논란도 여전하다. 미국의 마텔사에 이어 영국의 세계적 완구 판매회사인 햄리스는 유해한 납 성분을 포함한 중국산 유아용 팔찌 등 2개 제품의 판매를 즉각 중단했다. 중국측은 국내적으로 완구 등의 수출품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리콜 제도를 전면 시행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과 함께 정치적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리창장(李長江) 중국 질검총국장은 최근의 중국산 안전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중국산 제품을 깎아내리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해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EU) 통상위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현재 중국은 우이(吳儀) 부총리를 조장으로 하는 상품 품질 향상 및 식품안전 업무 강화를 위한 영도소조를 구성, 범 정부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 1~7월 중국의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24.4% 증가한 1조 1,720억 달러로 집계돼 최근 중국산 안전 논란이 전체 대외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태로 중국 경공업 제품의 판로는 장기적으로 점차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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