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운동장 내 풍물벼룩시장이 동대문구 신설동의 옛 숭인여중 부지로 옮겨간다.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내 풍물벼룩시장을 철거하고 894개의 노점을 숭인여중 운동장 부지에 들어설 '청계천풍물벼룩마켓(가칭)'으로 이전하기로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자치위원회와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동대문운동장 내 풍물벼룩시장(7,600㎡)을 철거하는 대신, 내년 3월까지 시유지인 동대문구 신설동 109의 5 옛 숭인여중 부지 5,056㎡에 2층 규모의 풍물벼룩마켓(연면적 7,900㎡)을 새로 조성해 기존 상인 등 모두 900여개의 노점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벼룩시장은 첨단 디자인으로 설계돼 10월께 착공, 내년 3월에 개장할 예정이다. 벼룩시장은 청계천에서 100m, 지하철 신설동역에서 120m 거리에 인접해 청계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뉴욕 파리 도쿄 등 세계 유명 도시들이 자국의 풍물과 시민의 정서를 담은 벼룩시장처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를 위해 상인들에게 유통과 판매 전략을 지원하고 소규모 창업활동, 친절서비스, 상인조직 운영 등의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노점상과의 갈등이 해소됐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달 초 공원을 겸한 독특한 모양의 월드디자인프라자 건립 계획과 이번 풍물시장 조성 계획 발표로 패션업계와 노점상, 지역민들의 요구는 어느 정도 충족됐지만 성곽 복원과 운동장 보존을 요구하는 문화ㆍ체육계는 공원화 사업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가 '시범 노점거리'를 조성하는 등 대대적인 노점 정비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동대문풍물시장 노점들을 위한 별도의 '벼룩마켓'을 조성하기로 한데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입주 노점상들에게 사용료를 부과할 것이므로 도로 점용료를 내지 않는 기존 노점상과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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