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현행 금산(金産)분리 원칙을 완화ㆍ폐지하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국책 또는 공공 연구기관은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정책ㆍ제도실장은"세계 어느 나라도 일반기업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경우는 없다"며 "대통령이 누가 되던 경제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금산분리 원칙은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재벌이 증권ㆍ보험사 등 제2금융권 소유에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담보하는 최후 보루인 은행까지 재벌이 소유한다면 은행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기업감시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금융회사들의 몸집불리기가 필요하다고 해도, 현재 재벌 소유가 허용된 증권사 등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재벌 산하 민간연구소들의 입장은 다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금융팀장은 "금산분리 폐지 방향이 맞다"며"미국이 일반기업의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유럽 등은 완전히 막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특히 한국은 외국자본의 주요은행 소유지분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외환은행과 우리은행마저 외국자본에 넘어갈 우려가 있다"며 "과거 기업들의 안 좋은 선례가 있어서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만, 감독기능이 강화되면 해결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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