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강재섭 대표 체제가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당 대표 경선이 ‘이명박-이재오’ 대 ‘박근혜-강재섭’ 구도로 치러진 게 교체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첫째 논거다.
강 대표 자신이 4월 재ㆍ보선 패배 이후 발표한 ‘당 쇄신안’에서 “경선 후 대선후보와 협의해 대선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도 교체론의 배경이다. 강 대표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한나라당 당헌에 따르면 대선후보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당무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갖게 된다.
당내 인사, 조직, 재정 등에 관한 강 대표 권한이 사실상 이 후보에게 넘어간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 후보측에선 “전당대회를 새로 열면서까지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론이 우세하다.
이 후보 진영에서 강 대표를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지난 당 대표 선거 때는 이 후보가 이재오 최고위원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에서 뒤늦게 강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를 지원한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강 대표는 같은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박 전 대표와는 경쟁 관계” 라고 말했다. 게다가 경선과정에서 강 대표의 처신이 비교적 중립적이었다는 것이 이 후보측 판단이다.
이 후보 진영에는 오히려 강 대표가 선대위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거취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지만 강 대표는 선거대책위원장이 될 수도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 입장에서도 굳이 이 후보와 ‘전략적 동거’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대선이 끝나 당 대표의 권한이 평소처럼 돌아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일정 부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20여분간 단독으로 만난 이 후보와 강 대표가 이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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