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가 여러 학과의 교수 요원을 모집했으나 자격에 맞는 사람을 뽑을 수 없었다고 한다. 국립 서울대 공대 교수는 월급과 처우 면에서는 일부 사립대에 약간 못 미치지만 명예나 사회적 활동 등 부가적 이점으로 인해 많은 학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자리다.
여러 사람이 지원했으나 서울대 측이 한 사람도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근본적으로 지원자의 자질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큰 요인은 이제 우리 사회에 명예만을 기준으로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향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서울대 공대 교수 자리는 상식적인 기대와 달리 학번과 나이에 따라 연공서열식으로 정해져 왔다. 예를 들면 50명이 넘는 A 학과에서는 막내 교수의 나이가 마흔을 훨씬 넘는 식이었다.
이번과 같은 사태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이른바 이공계 소외현상의 단적인 결과라는 점 외에, 직업 선택의 기준과 취업환경이 놀랍도록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떤 면에서 서울대의 취업 권유를 뿌리치고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유능한 인재는 서울대뿐 아니라 굴지의 국제적 그룹이나 기업에도 고루 가 있어야 한다. 인재는 각 관련 분야에 널리 퍼져 활동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이롭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에 유능한 인재가 많이 있기를 바란다. 각 개인들의 연구활동도 중요하지만 대학 본연의 사명 중 하나인 교육의 질이 유지ㆍ향상돼야 하겠기 때문이다. 특히 공대교육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그런 인재들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책이 서울대에 없다는 데 있다. 그 동안 쌓아온 명성 위에서 근근이 버텨오다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우수한 인력을 이끌어 들이려면 그에 걸맞은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의 이름만으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던 시대는 갔다. 이 점에서 서울대는 분발해야 하며, 근본적인 인력 확보ㆍ교육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