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0일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캠프는 이날 마지막 회의를 열고 활동을 마무리했다.
박 전 대표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유정복 비서실장을 통해 "너무 고생을 많이 하고 헌신적으로 애써 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죄송하다"며 "전당대회에서 한 말에 대해 불필요한 혼란이나 오해가 없도록 부탁한다"는 짤막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과잉 충성으로 불필요하게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흔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서울ㆍ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등 80여명의 참석자들은 경선 패배를 인정하는 한편, 박 전 대표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과시했다.
안병훈 선대위원장은 "패배한 사람이 무슨 말이 있겠냐"면서도 "투표에서는 이기고 결과에서는 지면서 승리를 잃었지만 박근혜라는 위대한 정치지도자 한 분을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홍사덕 선대위원장도 "불행했지만 하나 확인된 것은 지금 강력한 지지 기반을 가진 정치인은 박근혜 전 대표라는 사실"이라고 가세했다.
서청원 상임고문은 "누가 뭐래도 정치적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었기에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도와 주신 대로 박 전 대표가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사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미완의 당원혁명을 이끌어 내며 선전했다"고 말했다. 송영선 의원 등 일부 참석자들은 간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활동을 시작한 캠프는 이로써 11개월여 만에 문을 닫았다. 캠프는 해단식 대신 조만간 박 전 대표와의 간단한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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