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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민주당 대선전략 분석한 책 두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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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민주당 대선전략 분석한 책 두권 출간

입력
2007.08.2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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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치에서 진보와 보수의 두 가치를 대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두 정파의 역대 대선전략을 추적함으로써 어떤 정파가 유권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접근했는지를 분석한 책 두 권이 잇따라 번역됐다.

미국의 인지언어학자인 죠지 레이코프와 진보적 싱크탱크인 로크리지 연구소의 <프레임전쟁> (창비)은 두 정당의 메시지 전달방법에 주목한다. 책은 유권자들이 사물과 세상을 이해하는 체계인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원용한다. 공화당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프레임’ 을 장악한 반면, 민주당은 그것을 구성하지 못한 2004년 대선의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주요선거 쟁점이었던 이라크전과 감세문제에 관한 양측의 대응을 보자. 공화당은 이라크전의 목적을 ‘이라크 민주주의확립, 이라크 기업가들의 자유시장 정착’ 등으로 선전했고, 전쟁의 전략적 목적인 ‘세계 2위의 매장량인 석유사용권확보’ ‘미국기업의 이라크 경제통제’ 같은 목적들을 은폐했다.

그 결과 미국인들은 ‘인도주의적 임무를 구현한다’ 는 프레임으로 이라크전을 인식하게 됐고 이는 선거승리의 동력이 됐다. 감세논쟁에서도 공화당이 완승을 거뒀다.

감세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복지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것이지만 공화당은 이를 ‘세금구제’ 라는 긍정적 용어로 표현했고 대중들은 감세정책을 ‘정부가 대중을 도와준다’는 프레임으로 이해하게 됐다. 반면 민주당측은 감세정책을 반대하는 ‘진보적’인 이유를 설득시키지 못했고 의원들은 ‘세금구제’ 같은 공화당의 용어를 사용하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반면 보스턴대의 진보적 사회학자인 찰스 더버는 ‘프레임재구성’ 은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히든파워> (두리미디어)에서 ‘체제변동’ 을 이끌어낼 장기적인 전략유무가 두 정당의 성패를 좌우했다고 분석한다.

더버는 1968년 이후 40년 가까이 공화당우세가 이어지는 미국의 정치적상황은 1964년 대선에서 참패한 공화당이 추구한 뉴라이트운동의 성과로 파악한다.

공화당의 대중정치가들은 한 두번의 선거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남부의 보수적 기독교 세력, 월스트리트의 기업들과 연대해 30년 이상 미국사회의 근간을 이뤄온 민주당의 뉴딜체제를 무너뜨리고 이른바 무한경쟁과 무제한적 이윤을 추구하는 ‘법인체 체제(기업체제)’ 를 기획했다.

반면 민주당은 뉴딜이 붕괴된 이후 오히려 지도부가 ‘법인체 체제’ 와 결탁했고, 장기적 기획대신 임박한 선거의 승리에 집착하는 ‘선거의 덫’에 걸림으로써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의 독점적 권력에 도전하고 노동자들의 안정과 복지를 추구하는 전통을 살리는 것만이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역설한다.

미시적 진단(<프레임전쟁> )과 거시적 진단( <히든파워> )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나지만 두 책 모두 ‘중도적으로 보이기 위한 타협’ 은 실패의 지름길임을 경고한다. 또한 이성적 설득보다는 자유, 평등, 공정성 같은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진보와 보수대결의 결전장인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시사적이다. <프레임전쟁> 의 역자인 나익주씨는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정체성과 비전을 성찰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서민의 고통에 감정이입하게 하는 전환점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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