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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경제 살리기'의 승리…한나라 중도 실용노선 중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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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 '경제 살리기'의 승리…한나라 중도 실용노선 중심이동

입력
2007.08.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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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뽑는 20일 전당대회의 선택은 경제살리기, 그리고 변화와 개혁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이 후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이 후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제 지도자 이미지, 한나라당 지지층을 넘어선 외연확대, 강력한 리더십에 유권자의 표심이 기울었다.

한나라당이 강경 우파적 색깔이 짙은 박 전 대표 대신 중도보수 성향의 이 후보를 택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영남세력과 안보우선주의 등으로 상징되는 전통적 한나라당의 색깔 대신 지역주의 탈피, 경제우선주의와 개혁적 실용주의를 앞세운 중도우파 노선을 정권 교체의 효과적 무기로 선택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향후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도곡동땅 차명보유 의혹 등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격에도 불구, 이 후보가 35%대의 지지율을 지켜낸 것은 "경제 하나는 확실히 살리겠다"는 이 후보의 장담이 유권자들을 파고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YS, DJ가 민주화,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의 시대정신을 대변한 것처럼 이 전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것은 지금의 시대정신이 경제라는 의미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는 "경제라는 화두 앞에선 이 후보에게 도덕적 흠결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해줄 수 있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주류는 박 전 대표 중심으로 뭉친 대구ㆍ경북 세력이었다. 실제로 경선 초반만 해도 박 전 대표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심에서 이 후보를 리드해왔다. 이날 투표 집계에서도 박 전 대표는 대의원, 당원,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에서 432표 차이로 앞섰다.

따라서 수도권을 최대 지지기반으로 하면서 당심보다는 민심에서 우위를 점해왔던 이 후보의 승리는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교체를 의미한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은 "이번 경선은 기존 세력인 박 후보와 신흥 세력인 이 후보의 대결 구도 측면이 있었다"며 "이 후보의 승리는 수구 이미지를 가진 기존의 한나라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유권자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의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이 후보가 조직표를 절반이나마 가져온 것은 대단한 성과라는 평가도 많다.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건국과 산업화를 주도했던 관료 군부엘리트의 시대가 80, 90년대 민주화투쟁을 주도했던 정치엘리트로 그 리더십이 교체된 것처럼 이번 경선을 기점으로 정치엘리트에서 경영엘리트로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취약 지대였던 30,40대와 호남 등에서 고른 지지를 받아온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은 이처럼 지지층의 외연 확대에 성공한 이 후보가 박 전 대표보다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남에서 두 자릿수 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호남지역주의 벽을 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민전 교수는 "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영ㆍ호남 세력의 나눠먹기 대상이었던 수도권이 독자적 세력으로 올라섰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며 "한나라당의 이념 성향도 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옮겨가 중도보수가 주류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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