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외국계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20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삼성과 닛산 등 다국적 기업들의 미국 법인이 조세 피난처인 제3국을 거쳐 본국으로 이익을 송금할 경우면세 혜택을 주지 않는 이른바 '도젯(Doggett) 법안'이 최근 미 하원을 통과했으며 내달 상원에 상정될 예정이다.
현재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은 미국에서 송금할때 세금이 면제되는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에 금융부문만 전담하는 법인을 갖고 있다.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이익을 이곳을 거쳐 본국으로 송금하면 세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는삼성 그룹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삼성의 미국법인도 영국에 세운 금융지사를 거쳐 한국에 이익을 송금,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만약 도젯 법안이 통과하면 삼성의 미국 법인이 한국으로 직접 송금할 때 적용되는 15%의 세금을 고스란히 물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미국에서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업체에게도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은 조세 협약을 맺고 있어 미국의 일본법인이 일본에 이익을 송금할 경우 10%의 비교적 낮은 세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닛산은 네덜란드에 위치한 '닛산 인터내셔널 파이낸스'를통해 이익금을 우회 송금하는 방법으로 세금을내지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법안이 통과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이익 손실을 예상해야 하는 다국적법인들은 상원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위해 대 의회 로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법안이 통과하더라도 조지W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자국 대사관을 통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제투자협회의 토드 말란 회장은 "이법은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해외기업들에 대한 차별이며, 정당한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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