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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어긴 구청장 '남미 외유'… 서울시 "문제 없다" 배짱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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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어긴 구청장 '남미 외유'… 서울시 "문제 없다" 배짱 감사

입력
2007.08.2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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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남미 해외출장을 다녀온 서울시내 구청장들이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등 외유성 연수를 다녀왔다는 근거들이 드러났다. 그러나 주민감사를 실시한 서울시는 외유성 연수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서울시가 작성한 ‘주민감사청구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시내 7개 구청장들은 외유성 출장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공무국외여행규정’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도봉구는 아예 해외연수계획서도 받지 않고 여행심사를 승인해 버렸다.

특히 은평구는 공무원여비규정에도 없는 관광옵션비 53만 2,000원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출장의 필요성, 출장자의 적격성, 출장기간의 적합성 등이 형식적으로 심사됐고, 구청장 수행 공무원 8명 모두 연수목적과는 상관없는 비서, 총무과 직원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5월 11일부터 23일까지 지방화 시대에 걸맞은 정책 주진을 위해 선진도시의 환경ㆍ복지 정책들을 시찰하겠다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남미 4개국을 방문했지만, 주민 1,616명은 외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과수 폭포ㆍ안데스 산맥ㆍ잉카문명 유적지인 마추피추 등 관광성 위주로 일정으로 짜여진 연수가 “외유성 해외연수로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종합행정을 다루는 구청장의 입장에서 볼 때 현안업무인 교통정책, 문화관광진흥정책 등의 연수 실시는 앞으로 구정을 펴나가는데 유익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출장 일정 중 공공기관 방문이 3일간 5개 기관에 그쳤고 나머지 7일은 문화탐방일정으로 채워진 것으로 조사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모든 구청들이 해외 연수 목적과 귀국보고서도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송파구는 송파신도시 개발문제와 관련 대안을 찾는다고 했지만 귀국보고서는 연수 일정에 따라 탐방결과를 나열만 했고 송파구의 발전 모델은 제시도 못했다. 송파구 연수단은 꾸리치바시를 하루 방문했다.

시는 이번 결정이 오히려 구청장들에게 명분만 줘 외유 출장이 잦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앞으로 일정을 철저하게 작성할 것을 시정 조치할 것이므로 이 같은 외유 논란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평시민연대 홍기원(47) 대표는 “외유라는 객관적 근거가 나왔는데도 구청 편을 들어준 것은 제 식구 감싸기 밖에 안 된다”며 “외유 비용으로 사용된 혈세를 되찾기 위해 구청장들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주민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앞으로 사전에 일정과목적을 철저하게 작성하라고 지시했으므로 이같은 외유 논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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