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요즘처럼 주가가 출렁일 때 마음이 복잡할 것이다. ‘1년에 12번까지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데, 얼른 갈아탈까? 주가가 떨어질 때는 채권형으로 갈아 타는 게 좋다고 하던데….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폭락 장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10년 이상의 장기상품인 변액보험 펀드를 수시로 바꾸는 게 과연 좋은 결과를 낳을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주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때 채권형으로 잘못 갈아타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미 비우량 주택담보채권) 금융위기로 각 생명보험사에는 변액보험 해약 요건이나 펀드변경 방법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일부터 이 달 17일까지 18개 보험사의 71개 변액보험 펀드 중 59.2%인 42개가 손실이 났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뗀 나머지를 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실적이 나빠지면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 변액보험의 주식 편입 비중은 60~96%에 달한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은 적립식 펀드와 달리 ‘펀드변경제도’를 안전장치로 두고 1년에 12번까지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변액보험 상품들은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안정혼합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형 펀드 등 총 4~7개 유형의 펀드를 운용하는데, 이 중 꼭 1개 펀드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 여러 펀드를 동시에 선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돼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안전한 채권형 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공채나 특수채 등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는 단기간 고수익을 올리기 어렵지만 대략 5%대 수준의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변액보험은 기관투자이면서 장기상품인 만큼, 일희일비 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증시가 폭락장이라고 채권형으로 갈아탔다가, 주식시장 상승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개미투자자가 겪는 시행착오를 그대로 겪을 수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변액보험 펀드는 10년 이상 장기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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