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한국정부 대표단의 협상이 전화 접촉 등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탈레반이 여전히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고수,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당국자는 19일(현지시간) “탈레반이 16일 대면협상에서 인질 석방 조건으로 최초 한국인 피랍자 수와 같은 23명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탈레반측이 16일 협상 당시 23명의 석방 요구 수감자 명단을 넘겼고, 한국측이 이를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른 현지 소식통은 한국측이 11일 2차 대면협상에서 인질석방 조건으로 몸값 제공 의사를 전달했지만 탈레반 강경파의 반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즈니주의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은 이날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대표단이 18일 전화접촉에서 대면협상 재개를 요구했지만, 탈레반 지도부는 수감자 석방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에만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면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우리 지도부는 인질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과 한국 정부 대표단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탈레반은 4명씩 4개조와 3명씩 1개조로 인질을 나눴다”면서 “이 중 한 조의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오늘 아침부터 ‘일행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달라’고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단식투쟁을 시작한 남성은 소식통이 “인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 점에 비춰 유경식(55)씨로 추정된다.
소식통은 이어 “탈레반은 각 조에 남성 1명씩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그 남자에게 어려움에 처한 여성이 있으면 탈레반 대원에게 알리고 돕는 역할을 맡긴 것”이라며 “5개 조는 현재 파키스탄의 영향을 받는 온건세력 2개조와 탈레반 지도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강경 세력 3개조 등 2개 세력의 영향 하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방송(MBC)은 이날“인질일부가 일행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해줄 것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는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보도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