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어린 축구 전사들이 나란히 최대의 도전을 펼친다.
21일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U-17)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남과 북의 청소년대표팀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팀은 오후8시(SBS생중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16강 진출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A조 1차전 페루전에서 기대 이하의 졸전으로 뼈아픈 1패를 당한 터라 2차전에는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안예근 감독의 북한 대표팀 역시 묵직한 도전장을 던졌다. 같은 시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상대가 세계 최강 브라질이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기도 한 브라질은 개막전부터 무시무시한 화력을 과시했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파비뉴(인터나시오날)가 경기 시작 9초 만에 골을 작렬시키더니 7-0이라는 보기 드문 스코어를 만들어 냈다.
험난한 도전을 해야 하는 남북 청소년대표팀의 ‘공통분모’는 자신감으로 모아진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페루전 패배 원인을 선수들의 위축된 모습에서 찾았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큰 대회에 대한 중압감을 떨치지 못했다는 것. 패스는 번번이 끊어졌고 측면 공격을 강조한 감독의 전술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코스타리카전에 임한 박경훈 감독은 “1차전과 달리 측면 공격을 활발히 해서 승점을 따내겠다”고 했다.
북한 대표팀은 반대로 자신감이 충만하다. 이미 1차전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에게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리며 매운 맛을 보여줬다. 안예근 감독은 브라질전에 대해 묻자 “나라가 볼 차는 것이 아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고 공격수 림철민도 “우리는 잉글랜드를 강팀이라 생각한 적 없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 청소년팀 모두 이번 대회에 설정한 목표는 4강. 안방에서 열리는 커다란 축구 잔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21일 조별리그 2차전이 커다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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