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상장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굴뚝업종’의 선전으로 3년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은 외형은 커졌지만 내수회복이 지연된 데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에 결산하는 544개 거래소 상장회사의 순이익은 2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어났다.
매출액도 343조9,000억원으로 8.6% 늘어나는 등 거래소 기업들은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실속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866개 코스닥 기업은 매출액이 34조6,6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 증가했지만 순이익(8,311억원)은 22.7%나 감소했다.
■ 코스피-'굴뚝업종'의 힘
거래소의 실적 호전을 이끈 건 단연 조선, 화학, 철강 등의 ‘굴뚝업종’이었다.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83.03%)와 철강ㆍ금속(39.96%), 기계(194.45%), 화학(51.39%) 등 중국 관련 업종들은 수주물량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업종도 대출자산 증가와 연체율 하락으로 순이익이 15.2%나 늘었다.
이에 반해 전기ㆍ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순이익이 2.4% 감소했으며 건설(-15.84%), 통신(-9.19%), 음식료(-25.66%) 등 일부 내수업종도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10대 그룹 중에는 LG그룹의 순이익이 652.81%나 증가했고, 현대중공업(260.17%), 한화(47.78%), 현대차(18.72%), SK(4.49%), 롯데(3.08%) 등의 실적이 좋아졌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33.96%)과 삼성(-5.85%), GS(-0.69%), 한진(적자전환) 등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부진 여파로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 코스닥-우량기업 실적 호전 뚜렷
코스닥 업종은 전반적인 실적부진 속에서도 코스닥100지수와 스타지수에 편입된 우량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코스닥100지수 편입기업(91개사)과 스타지수 편입 기업(29개사)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8.8%와 68.7%로 코스닥 기업 평균 순이익 증가율(-22.7%)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률도 양호해, 상반기 코스닥 기업들이 1,000원 어치 팔아 평균 46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반해, 코스닥100지수 편입 기업은 84원, 스타지수 편입 기업은 94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벤처기업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벤처기업(310개사)의 순이익은 1,816억원으로 31.0%나 줄어들어 코스닥 평균에도 훨씬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통신방송서비스가 하나로텔레콤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상반기 11.4%의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IT하드웨어 업종은 순이익이 95.7%나 줄었다. 순이익 흑자 기업은 NHN(1,250억원), LG텔레콤(1,202억원) 등 542개사로 코스닥 기업의 62.6%에 달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전략부장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신용경색 등 부정적인 변수가 많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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