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가의 변신을 주목하라!’
서울과 경기지역 중심가에 위치하면서도 주변 집값의 발목을 잡아온 수도권의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일명 텍사스촌)가 부동산 시장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이 재개발을 통해 주거 및 상업단지로 거듭나며 가격 상승을 이끄는 ‘프라스 리더(price leader)’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성매매집결지 재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주요 건설사들이 수주경쟁에 나서면서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홍등가, 첨단빌딩 숲으로 변신
대표적인 곳이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불리던 서울 성북구 월곡동 일대다. 서울시는 최근 20차 건축위원회를 열어 길음뉴타운과 인접한 이곳에 지하 7층, 지상 33~36층 건물 3개동을 세우기로 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대표적인 홍등가 ‘천호동 텍사스’에는 강동구의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강동구청은 천호뉴타운 1구역인 이곳에 49층짜리 트윈빌딩을 짓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과거 어두운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목표로 강동지역의 상징적인 건물을 짓기로 했다”며 “이 지역은 앞으로 최첨단 주거업무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역 주변 성매매집결지는 ‘강북의 타워펠리스’로 대변신을 꿈꾸고 있다. 용산구는 이미 40층짜리 호텔과 주상복합을 세운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한 상태다.
특히 150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인근 용산역사개발과 한강 물줄기를 끌어들이는 한강르네상스 계획과 연계돼 주목 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이른바 ‘청량리 588’은 청량리 역사개발과 연계돼 일부 부지가 확장도로에 편입되면서 올해 초 철거가 시작됐다. 동대문구는 이곳에 2013년까지 의료ㆍ실버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영등포일대 성매매집결지도 패션전문타운으로 변신한다. 인천 학익동 주변 일명 ‘옐로우타운’에는 서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53층짜리 국내 최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제는 ‘프라이스 리더’로 우뚝
성매매집결지 일대가 명품급 주거단지로 변모하면서 주변 아파트값과 땅값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각종 호재가 겹친 용산역 주변 땅값은 하늘 모르고 치솟고 있다.
용산구 M부동산 대표는 “3.3㎡(1평)당 가격이 이미 1억원을 넘어섰다”며 “최근 국제역사단지 개발이 확정되는 등 호재가 많은 만큼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북구 월곡동 A부동산 대표는 “뉴타운 개발과 경전철 발표에 이어 성매매집결지 재개발 확정소식에 매도자들이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개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인천 학익동 주변 아파트값도 연초에 비해 30% 이상 급등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130㎡(39평)형 이상 중대형은 평균 1억원 가까이 올랐을 정도로 가격 상승폭이 크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동안 집값을 잡아왔던 성매매집결지가 사라지면서 주거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개발 인근지역은 물론 성매매집결지에 신축될 주상복합 아파트도 상당한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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