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9차 전당대회의 키워드는 ‘화합’이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대선 승리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낮 12시15분, 전국248개 투표소에서 가져 온 투표함이 열리면서 개표가 시작된다. 개표는 투표소 단위가 아닌 16개 시ㆍ도별로 한데 묶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서울의 경우 25개 투표함을 하나씩 개표해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개봉한 뒤 투표용지를 한 곳에 쏟아 놓고 서울 지역 전체 득표수로 집계하는 것이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투표소별로 개표 결과가 알려질 경우 경선 후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며 “투표함을 시ㆍ도 단위로 섞는 것은 당의 단합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개표는 무대 앞에 마련된 별도의 장소에서 중앙선관위, 당, 각 경선후보 캠프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개표 결과는 4시간여가 지난 오후 4시30분에 발표되기 때문에 행사장을 가득 메운 1만여명 대의원들의 시선을 개표장이 아닌 무대로 돌리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정책비전대회 검증청문회 합동연설회 등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담은 영상물이 연이어 방영된다. 또한 아카펠라와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으로 대회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다만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를 의식해 과거 전당대회와 달리 연예인 축하공연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것은 경선후보 간 ‘화합의 토크 한마당’ 행사다. 무대 위에 오른 경선후보 4명, 강재섭 대표, 박관용 선관위원장이 경선 과정 에피소드, 상대 후보의 장점 등에 대해 솔직담백한 얘기를 30분 간 털어놓는다.
오후 4시30분 박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 마침내 한나라당의 17대 대통령 후보가 확정된다.
대통령 후보는 벅찬 흥분을 잠시 누르고 15분 간 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어 다른 경선후보 3명의 무대 인사가 끝나면 모두가 손을 맞잡고 ‘아 대한민국’을 열창한다. 오후5시, 전당대회는 막을 내린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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