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채권) 쇼크가 국내 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금융 혼란을 넘어 기업투자 및 소비 등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9일"올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려던 입장을 바꿔 현재 전망을 유지하거나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려고 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황 수석연구원은 "경기사이클이 연초에 좋았고, 심리지표도 개선되면서 주가도 올라 실물이 같이 따라가는 양상을 보였다"며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심리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환율, 주가 등 금융부문과 심리지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의 영향이 나타나다가 결국은 실물로 옮겨가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그룹장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현재 금융변수 중심으로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께 실물경제에 영향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얼마나 장기화되느냐, 충격 강도가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라며 "이번 사태가 미국경제는 물론 개도국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과거와 같이 외국자본의 유입이 안되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되지 않아 개도국 실물경제가 둔화된다면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는 별 문제 없이 기존 성장률을 그대로 가져가고 내년쯤 실물경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소비가 둔화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도 실물 경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4분기에는 한국의 실물경제에 충격이 있을 것 같고, 성장률 하락 압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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