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20일부터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지만 '예비경선 무용론'에다 선거인단 대리접수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민주신당 국민경선위원회는 20~21일 후보등록을 받은 뒤 내달 3~5일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선거인단 1만명과 일반인 2,400명에게 '민주신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2명을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50%씩 반영키로 했다. 여론조사 대상은 범 여권 지지층과 무당파로 제한해 한나라당 지지자는 배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이 결정되자마자 예비경선 무용론이 제기됐다. 한 때 2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던 경선 참여 주자가 손학규ㆍ정동영ㆍ이해찬ㆍ한명숙ㆍ천정배ㆍ유시민ㆍ추미애ㆍ신기남ㆍ김두관 후보 등 9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국민경선위는 본경선 참여자를 5~6명으로 줄일 생각이지만,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8명)과 97년 신한국당 경선(9명) 등 전례를 강조하는 일부 주자의 반발에 부닥쳤다.
'제3후보'를 표방하고 있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본 경선 직행 여부도 논란거리다. 상당수 주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 입장에선 유일한 정치권 외부인사의 경선 참여가 가져올 정치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이 크다. 문 사장측도 불참 의사가 확고한 예비경선과는 달리 본 경선에 대해선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경선 준비과정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우리당에서 뒤늦게 합류하는 이해찬ㆍ한명숙ㆍ유시민 후보진영은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선거인단 대리접수 문제를 공식 거론했다. 이미 신당에 둥지를 튼 손학규ㆍ정동영 후보 진영이 각각 선거인단 100만명, 50만명 모집에 돌입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인 셈이다.
예비경선이 1인2표제를 도입하면서 각 주자 진영간 물밑 움직임도 분주하다. 2번표를 맞교환하기 위한 합종연횡이다. 때문에 범 여권 후보 선호도에서 앞서 있는 손 전 지사측도 1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조직력이 미약한 후보들이 예상 밖으로 선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친노 주자들 사이에선 자신들에 대한 배제투표를 우려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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