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가 현행 교육법상 금지된 외국 중ㆍ고교의 국내 분교를 설립키로 하고 100여명으로부터 입학신청서를 받았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행 교육법과 외국학교설립특별법에 따르면 외국학교의 분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설립이 가능해 덕성여대측의 분교 설립 추진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캐나다 킹스 뷰 아카데미 재단의 중ㆍ고교 과정 분교를 내달 12일 열기로 했다”며 “외국 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국내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교의 1학기당 수업료는 750만원이다. 실무작업 추진을 담당한 사설 교육프로그램 개발기관 교육문화원의 박성대 이사는 “지원자 100여명은 외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올해 초 주한 캐나다 대사관으로부터 현지 공ㆍ사립학교 4곳을 추천 받아 분교 설립 MOU를 체결했으며, 6월께 해당 주정부로부터 교육과정 인정 공식 인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례입학의 경우 외국 거주 기간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행법상으로는 국내 외국학교의 분교 설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덕성여대측의 계획은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본교와 분교를 포함한 외국학교는 외국학교설립특별법에 따라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설립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도 “외국학교 설립 자체가 불가능한데, 교육과정 인정 등은 더더욱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덕성여대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성여대 측은 문제가 생기자 뒤늦게 “분교가 아닌 방과후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임승렬 평생교육원 원장은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인 학생들의 국내 적응을 돕는 상담 프로그램을 곁들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교육부의 인허가가 필요 없는 사업”이라며 “실무자가 학부모들에게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분교로 잘못 이야기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입학신청서를 받고 정식 모집을 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입학 상담만 했다”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학부모들은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이 거액을 들여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들어가겠느냐”며 “분교라는 표현으로 학생들을 우롱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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