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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친키스'로 무대서는 뮤지컬 스타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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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친키스'로 무대서는 뮤지컬 스타 김소현

입력
2007.08.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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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30)은 뮤지컬계에서 가창력으로 첫 손에 꼽히는 배우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와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의 크리스틴 역으로 데뷔한 뒤 <지킬 앤 하이드> 의 엠마, <그리스> 의 샌디, <대장금> 의 장금 등 맑고 고운 소리에 어울리는 청순한 역할들로 사랑 받아왔다.

노래를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던 김소현이 다음달 5일 대학로 정미소에서 막을 올리는 <미친 키스> (조광화 작ㆍ연출)를 통해 연극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역할도 파격적이다. 그가 연기하는 신희는 오랜 연인 장정(엄기준)의 집착을 거부하고 지도교수 인호(김정균)와 불륜에 빠진다. 여기에 인호의 아내, 장정의 동생까지 얽혀 들면서 사랑과 열정, 집착의 의미를 묻는다.

김소현은 “19세 이상 관람가라 고등학생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며 쑥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저도 파격적인 대사와 장면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실연과 집착, 배신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잖아요. 이를 극대화한 것이라 생각하니 서서히 이해가 됐어요. 뮤지컬에서 해온 역할들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니까요.” 이 연극의 배경은 대부분이 침대다.

키스신과 섹스신도 꽤 많이 나온다. 하지만 김소현은 “상징적으로 풀어냈고, 반드시 있어야 할 장면이라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그에게 가장 어색한 것은 무대에서 노래를 하지 않는 것. 늘 노래로 감정을 표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나름대로는 이래저래 변화를 줬는데 착한 역은 다 똑같이 보였나 봐요. 공주 같은 역할만 하다 너무 늦게 거친 세상에 나온 셈이죠. 특히 성악과 나온 배우라 연기는 못한다는 편견이 너무 속상했고, 꼭 깨고 싶었어요.” 김소현은 가까운 선배 윤복희에게 정미소에서 연극을 한다고 했다가 “미쳤구나”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웃었다. “소극장에서는 코털, 주름까지 다 보이니까 정말 디테일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충고와 함께 아이크림을 선물해주셨어요.”

<미친 키스> 에서 신희는 장정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택하지만, 결국 다시 배신을 당한다. 신희 뿐 아니라 모든 등장 인물이 사랑을 갈구하지만 마지막에는 혼자 남겨진다. 김소현은 “예전에 사랑으로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연습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면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삶에 위안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에서 상대역을 맡은 엄기준을 비롯해 오만석, 박해미 등 뮤지컬 배우들의 영화, 드라마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김소현 역시 27일 첫 방영되는 SBS 드라마 <왕과 나> 를 통해 활동 무대를 넓힌다. 내시부 수장 전광렬의 아내인 정씨부인 역으로, 사치스럽고 표독한 캐릭터다. 25일부터는 <대장금> 재공연도 시작된다.

김소현은 “장금이와 신희, 정씨부인과 김소현까지 완전히 다른 네 명으로 살다 보니 다중인격이 된 것 같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전공을 살려 오페라도 하고 싶다”는 욕심을 보탰다. <미친 키스> 공연은 10월21일까지. (02) 764-7858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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